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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HD 단편 애니메이션

 

<하늘나무 Cosmic Tree>

 

배경 미술작업

 

 

 2003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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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감독 MOT 노래 <Cold Blood> 뮤직비디오 (2004년)

 

 

나는 1992년 미술대학 졸업 작품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해서, 올해로 25년째 애니메이션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내가 만든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컴퓨터 2D 그래픽’으로 만든 작품인데, 처음 독립 애니메이션을 시작할 때 체코 인형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대략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인형과 세트를 직접 제작하고, ‘스톱 모션(Stop Motion)’ 방식으로 인형을 촬영하여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이외에도 촬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비가 필요하고, 인형과 세트를 만들 수 있는 재료와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4년 인디밴드 MOT의 데뷔 앨범 <Non-Linear>에 수록된 노래 <Cold Blood>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제작을 의뢰받게 되었다. 나는 그 노래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각가 친구와 스톱 모션 애니메이터 제자, 이렇게 세 사람이 팀을 이뤄 약 4개월 동안 작업하여 <Cold Blood>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완성했고, 베를린과 체코 등 해외의 여러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영되기도 했다.

 

 

 

내가 <Cold Blood>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 출발점이자 목표는 “인형을 움직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다 마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과연 인형이 움직였는가”라고 말이다. 그런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실 인형은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었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고정된 포즈를 잡고 이를 ‘스톱 모션’ 방식으로 촬영한 움직이지 않는 수백 컷의 정사진(停寫眞)이 ‘프레임 바이 프레임(Frame by frame)’으로 연결된 영화 필름 상의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서만 인형이 움직였던 것이다. 즉, 인형은 움직이지 않고 무대 위에서 항상 가만히 멈춰 있었던 것이다.

움직이는 인형을 만들고자 했던 나의 예술적 꿈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절반은 성공했지만, 애니메이션 밖에서 인형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절반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형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다른 예술적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토마타(Automata)’였던 것이다. 나는 곧바로 ‘오토마타’에 대한 스터디와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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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의 아이들> (제인 휘팅엄, 2014)

 

전승일(애니메이션 감독) / 2016.05.26   

 

 

홀로코스트의 아이들

 

 

민간인을 포함하여 약 5천여만 명(7천만 명으로 추산하기도 함)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이 전쟁 기간 중 나치 독일은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대학살 했다. 인간의 폭력성, 잔인성, 배타성, 광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20세기 최대의 대참사, 우리는 이 사건을 ‘홀로코스트’라고 부른다.

제인 휘팅엄 감독의 <홀로코스트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 제2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홀로코스트’의 끔찍함을 겪었던 루트 로고프, 마틴 카펠, 트루드 실만, 하인츠 스카이트, 아레크 헤르쉬, 수잔 립튼 등 현재는 80~90대 노인이 된 여섯 사람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Animated Documentary’ 영화로, 국내에서는 2015년 EBS 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다. 제인 휘팅엄 감독은 단편애니메이션 <어 워 위딘 A War Within>(2012)을 통해 전쟁의 충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의 고통을 그려낸 바 있기도 하다.

< 홀로코스트의 아이들>은 폭격과 공습으로 인한 전쟁의 참화, 강제 이송 혹은 이산(離散), 집단수용소에서의 고통스러운 생활, 학살당하는 부모와 가족 등 실사 영상(Live action)으로는 재현하기 어려운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양한 미장센의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창조된) ‘홀로코스트’의 이미지들은 전쟁의 비극과 상처를 확장적으로 사유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각 인물들의 성장 과정을 텍스트로 보여주고, 이어 각 인물들의 현재 모습과 실제 인터뷰 영상이 등장한다. 이제 80대가 넘어선 나이이고, 교사·교수·과학자·작가·사회사업가 등 일정하게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어린 시절 겪었던 전쟁의 비극과 고통이 정신적 트라우마로 깊이 각인되어 있다.


 


루트 로고프(1933년 출생) / 마틴 카펠(1930년 출생)


트루드 실만(1929년 출생) / 하인츠 스카이트(1920년 출생)


아레크 헤르쉬(1928년 출생) / 수잔 립튼(1936년 출생)


 

중학교 교사가 되었고, 홀로코스트 기억 보존 활동을 하고 있는 루트 로고프는 “홀로코스트에 대래 알게 된 걸 결코 잊을 수가 없었어요. 이야기를 전파하는 것보다,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해요”라고 말하고, 과학자 겸 교수가 된 마틴 카펠은 “현재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를 통해 현재가 생긴 과정을 아는 거예요. 역사를 배우지 않는 자는 과거를 반복하거든요. 한 번 생겼던 일은 두 번도 생길 수 있어요. 이 일은 사람들의 기억에 새겨둬야 해요”라고 말한다. 생화학자 겸 교수가 된 트루드 실만은 “홀로코스트의 그림자는 제 평생 지워지지 않았어요. 제 가족의 파멸은 아직도 한스럽죠. 어머니의 행방은 알지도 못하고, 부모님 무덤조차 없어요”라고 하며 지금까지도 껴안고 있는 전쟁이 남긴 슬픔과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인츠 스카이트는 “절대 방심하지 말고 잘못을 관망하지 말라. 잘못된 일이나 악한 일에는 저항하라”라고, 아레크 헤르쉬는 “전 그때 겪은 일을 절대로 잊지 못해요. 전 엄청난 고통을 받았죠.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을 겪었어요.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돼요. 지난 역사를 전파하고 사람들을 교육하면, 역사로부터 배울 수 있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맞서 저항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 수잔 립튼은 “그 후 부모님은 두 번 다시 못 만났어요. 전 이 세상에 홀로 남게 됐어요. 전 군대에 입대해서 독일인을 다 죽이는 게 꿈이었어요. 그들을 증오했어요. 공포와 분노를 느꼈고 울분을 느꼈어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후군이 생겼어요. 계속 충격 상태가 지속되죠. 오히려 더 말하고 밝혀야 치유가 시작되는 거예요. 저는 홀로코스트 추모일이 영원히 유지될 거라고 믿어요. 기억과 교육을 계속해야 해요. 홀로코스트만이 아니라 르완다나 시리아의 대학살이나 유고슬라비아의 참사는 계속 가르쳐야죠. 계속해서 사람들 뇌리에 남아 있어야 해요. 결코 잊혀서는 안 돼요”라고 자신의 분노와 트라우마의 고통을 호소하며,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과 교육에 대해서 역설한다.

아우슈비츠는 나치가 세운 강제 수용소 중 최대 규모였다. 유엔은 1945년 1월 27일 소련의 붉은 군대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된 날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International Holocaust Remembrance Day)’로 지정하고, 학살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아우슈비츠에는 1947년 희생자 박물관이 세워졌으며,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기억하고 교육하는 활동은 지금도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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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애니메이션 칼럼 원고 (2015. 10. 12)


<일루전 Illusion>

동화 속 은유로 그려낸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


전승일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일루션


인간의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가치인 진(眞) · 선(善) · 미(美) 가운데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가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예술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캐나다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주의 애니메이션 감독 프레데릭 백(Frederic Back)에서 찾을 수 있다.

맑은 물이 흐르고 꽃과 나무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어느 마을에서 아이들이 여러 동물들과 어울려 즐겁게 놀고 있다. 어느 날 아이들 앞에 나타난 마법사는 환상적인 마술을 부리기 시작하고, 평화롭고 아름답던 마을은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급기야 마법사가 만든 거대한 회색 건물에 갇힌 아이들은 반복적인 공부와 노동을 하는 부품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결국 마법사를 쫓아내고 허상으로 지어진 건물을 허물고 탈출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자연의 풍요와 평화 속에서 즐겁게 논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계의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프레데릭 백 감독의 네 번째 단편 애니메이션 <일루전>(1974)으로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과 물질문명의 폐해에 대한 경고를 은유적이고 동화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일루전>은 파리 국제단편영화제, 요크턴 영화제, 테헤란 영화제, 오스트레일리아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특정한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고 아이들 전체와 마법사를 대립관계로 설정하였고, 내레이션 없이 음악과 음향만을 사용하기도 했다. 간결한 그림체로 표현된 애니메이션의 연출에서도 움직임과 타이밍의 생략과 강조가 돋보이는데, 작품 속에서의 마법사는 바로 인간의 평화로운 삶을 파괴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총체적 은유이며, 아이들은 바로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1924년 독일에서 태어난 프레데릭 백은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를 하면서 화가 마튀렝 메위(Mathurin Meheut)의 영향을 받아 자연의 존재 의미와 그 가치에 대한 관찰 및 예술적 표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1948년 캐나다로 이주한 후 50~60년대에는 캐나다 국영방송 SRC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의 미술 파트에서 작업하였다. 그가 애니메이션 작가로 창작활동을 시작한 것은 바로 그곳 SRC에 창설된 애니메이션 파트였는데, 1970년에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가 그 첫 번째 작품이다.

프레데릭 백은 지금까지 9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뚜리엥 Toun Rien>(1980)과 <위대한 강 The Mighty River>(1993)은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고, <크랙 Crac>(1981)과 <나무를 심은 사람 The Man who Planted Trees>(1987)으로 두 차례나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였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심은 사람>과 <위대한 강>은 히로시마, 오타와, 안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 밖에도 그의 영화제 수상경력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위대한 강>은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세인트로렌스 강의 태초부터 현대에 이르는 장대한 역사를 시적인 아름다움과 다큐멘터리 적인 사실성으로 재현한 서사시(敍事詩)적 역작으로 프레데릭 백 감독이 4년간의 긴 시간을 들여 철저한 취재와 고증에 입각해서 만들어낸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빙하기를 지나 지구에 봄이 오자 아메리카 대륙 북쪽에는 지상에서 가장 큰 강이 생겨난다. 캐나다 퀘벡 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세인트로렌스 강은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며 살았던 곳. 인디언들은 이 강을 ‘맥도구악(위대한 강)’이라 불렀다. 1534년 프랑스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가 이 강을 발견한 뒤, 유럽의 왕국들은 이곳에서 모피와 산림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전쟁을 벌인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은 세인트로렌스 강 주변의 자연을 훼손하고, 산업혁명기에 이르면 환경은 더없이 파괴된다. 그러나 유유히 흐르는 강의 생명력은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암시한다

“애니메이션에 유용한 가치가 깃들어 있으면 사람들은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얘기했던 우리 시대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가이자 ‘예술 행동가’인 프레데릭 백. 그는 자신의 한쪽 눈을 실명하면서까지 철저하고 집요한 작가주의적 예술노동과 작품을 통해 우리들에게 인간과 환경에 대한 깊고 묵직한 주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진정한 최고의 경지일 것이다.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프레데릭 백, 그는 2013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미국에서는 그의 전작을 담은 헌정 DVD < The Man who Planted Trees - Deluxe Edition >(2004)가 출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프레데릭 백의 선물>이라는 타이틀로 그의 전 작품이 DVD로 출시되었다.





http://www.kmdb.or.kr/column/ani_recommend_view.asp?tbname=ani_recommend&seq=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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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의 애니메이션 컬럼


유리 노르슈테인 <이야기 속의 이야기>



200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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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의 애니메이션 컬럼


<추상 실험 애니메이션의 개척자 - 오스카 피싱거 Oskar Fischinger >



2004. 11









▶ 영화 <판타지아>(1940) 도입부






▶ <Optical Poem>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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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만들었던 'MOT'의 노래 <Cold Blood>의 MV


제가 오토마타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왜냐면 이 인형은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서는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촬영되었기 때문에

실제 공간에서는 단 한번도 스스로 움직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제 눈 앞의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는 "인형"을 만들어 보고 싶어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토마타(Automata)였습니다~^^


 


 

 

 

주요 상영 영화제

 

2005 체코 트레본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서울넷페스티벌(SeNef)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미국 샌디에고 아시안필름 페스티벌
  독일 베를린 국제단편영화제
  중국 국제카툰&디지털아트 페스티벌
  스페인 ANIMADRID
   
2004 프랑스 리용 Asian Film & Culture Festival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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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애니메이션 칼럼 원고 (2014. 12)


<대화의 가능성 Dimensions of Dialogue>

얀 슈반크마이에르 - 초현실주의와 그로테스크의 미학


전승일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대화의 가능성 (Dimensions of Dialogue)

감독 : 얀 슈반크마이에르 / 12분 / 1982 / 체코



주방기구·각종 채소·각종 문구·진흙으로 꼴라쥬된 얼굴들이 서로 토해내고 삼키는 행위를 반복한다. 진흙으로 빚어진 남·녀 사이에서 한 덩어리가 태어나고 남·녀는 서로 할퀴고 파괴하면서 무너진다.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 서로 나이프·구두·연필깍기 등을 뱉어내면서 격렬하게 충돌한다.


<대화의 가능성 Dimensions of Dialogue>은 체코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애니메이션 작가 얀 슈반크마이에르(Jan Svankmajer)의 1982년 작품으로, 3개의 에피소드(1부: 영원의 대화, 2부: 정열의 대화, 3부: 불모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오브제의 기이한 변형과 조합을 통해 부조리한 상황, 인간 소외와 관계의 상실, 그리고 기계화되고 관료화된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를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베를린, 안시, 멜버른 영화제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1934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얀 슈반크마이에르는 조각·무대디자인·인형제작·회화·꼴라쥬 등 다양한 조형예술 분야를 공부하였으며, 1964년 그의 첫 번째 단편 애니메이션 <마지막 속임수 The Last Trick>를 제작하면서 그만의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0여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과, 장편 영화 <앨리스 Alice>·<파우스트 Faust>·<쾌락의 공범자들 Conspirators of Pleasure>·<오테사넥 Little Otik> 등을 제작하였다.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애니메이션은 체코 초현실주의 예술운동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데, 체코 초현실주의 예술은 1968년 소련에 의한 체코 침공과 ‘프라하의 봄’이라고 불리우는 민주화 운동을 겪으면서 모순되고 억압적인 사회에 비판적이고 전복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특히 1972년 제작한 <레오나르도의 일기 Leonardo's Diary>에 대한 국가 검열로 인해 얀 슈반크마이에르는 79년까지 7년 동안 영화제작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대화의 가능성>은 그가 영화제작을 금지당한 기간 동안 시도한 예술적 모험과 실험이 집중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화의 가능성> 중 ‘1부: 영원의 대화’는 초현실주의 미술의 선구자라고 평가되고 있는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아르킴볼도(Arcimboldo)의 회화와 연관성이 깊다. 아르킴볼도는 과일·야채·물고기·각종 사물 등을 조합하고 꼴라주하여 얼굴 그림을 그렸는데, 이로부터 영향 받은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오브제 꼴라쥬 기법은 그의 애니메이션뿐 만이 아니라 그가 작업해낸 다양한 그림, 조각, 공예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미술 세계는 그가 직접 저술하고, 일본어판으로 출간된 책 <슈반크마이에르의 세계>와 <슈반크마이에르의 박물관>에 다양하고 방대하게 기술되어 있다.




              일본어판 <슈반크마이에르의 세계>                        일본어판 <슈반크마이에르의 박물관>






그리고 초현실주의와 그로테스크 미학의 거장,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The Collected Shorts of Jan Svankmajer, Vol. 1 & 2>, <Collected Shorts of Jan Svankmajer>, <Jan Svankmajer Complete Short Films> 등의 DVD 타이틀로 만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그의 장편 <앨리스 Alice>가 출시되어 있다.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애니메이션 <대화의 가능성 Dimensions of Dialogue>는 아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vimeo.com/17034946

http://vimeo.com/1207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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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애니메이션 칼럼 원고 (2014. 5)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낸 현대사회의 비극과 혼돈



전승일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영화 <The Wall>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 제랄드 스카페 / 음악 : 핑크 플로이드 / 1975-1978



1979년, 영국 출신의 프로그레시브 록의 거장 그룹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는 반전, 반파시즘, 반제도교육, 현대사회의 단절과 소외 등 철학적이고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기념비적 더믈앨범 <The Wall>을 발표하였다. 이 음반은 당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500주 이상 머물렀으며, 영국 앨범차트에서는 무려 911주(17년 이상)동안 머물렀고, 전세계적으로 2300만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은 1982년 알란 파커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영화 <The Wall>은 음반 <The Wall>의 주요한 컨셉을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핑크’의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그리고 실사영상과 애니메이션의 교차 편집 등 실험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으로 표현하여 수많은 록음악 팬들과 영화 매니아들의 뇌리 속에 잊지 못할 강렬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영화 <The Wall>은 배우들의 대사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음반에 수록된 곡의 순서대로 전개되는데, 자유로운 상상을 억압하는 획일적 교육과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데모, 정육점 고기 분쇄기로 쑤셔 넣어지는 학생들의 모습, 전쟁터로 나가는 힘없는 사람들과 반전 시위대에 가해지는 경찰들의 폭력, 외부와 단절된 ‘핑크’의 의식과 자학적인 행동, 환상 속에서 파시스트 부대의 우두머리가 되는 ‘핑크’의 섬뜩한 모습 등 파격적이면서도 정교하게 짜여진 영상기호로 전체주의와 개인소외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또한 주인공 ‘핑크’의 성년시절을 연기한 가수 밥 겔도프는 이디오피아 난민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 그룹 ‘밴드 에이드’를 조직하여 다양한 음악활동을 하였는데, 이로 인해 그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특히 영화 <The Wall>에서 제랄드 스카페(Gerald Scarfe)가 1975년부터 4년여 동안 디자인과 연출을 맡아 만든 4편의 뮤직 비디오 애니메이션은 실사영상을 훌쩍 뛰어 넘는 강렬하고 섬세한 영상으로 현대사회의 혼돈과 인간소외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앨범 <The Wall>의 주제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디자이너, 무대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제랄드 스카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의 캐릭터 디자인과 미술을 맡아 작업한 바 있기도 하다.


가정과 학교를 상실한 소년 ‘핑크’에게 더욱 커다란 단절과 소외의 계기가 되는 전쟁의 공포를 표현한 <<Goodbye Blue Sky>, 꽃으로 은유화된 성행위 장면으로 시작해서 모든 것을 파괴하는 질주하는 벽과 현대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단절감을 그린 <Empty Spaces>, 파시스트의 우두머리가 된 ‘핑크’의 정신적 분열과 공황을 ‘해머군단’(그 유명한!)을 통해 보여주는 <Waiting For The Worms>, 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는 소년 ‘핑크’를 상징하는 인형과 기괴한 이미지의 판사와 교사가 등장하여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한 <The Trial> 등 영화 <The Wall>에 담겨있는 4편의 애니메이션은 연출자이자 아트 디렉터인 제랄드 스카페 특유의 미술적 왜곡과 과장, 그로테스크와 정교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4편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시각적 기호들은 영화 <The Wall>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각종 포스터와 여러 가지 매체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음반 <The Wall>은 엄청난 규모의 벽을 실제로 쌓아서 무너뜨리는 공연으로 더욱 유명한데, 특히 팀이 해체되고 독일이 통일된 직후 로저 워터스(Roger Waters)를 주축으로 베를린 광장에서 공연된 <The Wall> 라이브는 록 음악 공연사상 가장 웅장하고 충격적인 무대로 기억되고 있다.


이 공연은 <The Wall - Live in Berlin>이라는 DVD 타이틀로 출시되어 있으며, 올해로 72세를 맞이하는 핑크 플로이드 출신의 로저 워터스는 여전히 왕성하게 <The Wall>의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전세계 콘서트 투어에서 ‘네번째’로 많은 수익(1600억원)을 올린 뮤지션이 바로 로저 워터스였으며, 매 공연마다 예외없이 영화 <The Wall>의 애니메이션들은 공연 무대와 거대한 ‘벽면’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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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상생 Memory of May


감독_각본 : 전승일 / 27분 / 단편 옴니버스 / 컴퓨터 2D 애니메이션 & 실험 다큐 / 2007



미술감독 : 오진희
배경어시스트 : 김소희
원화 : 강현영, 고광현, 김진주, 나정인, 차용호
동화 : 곽인근, 박예린, 오재현, 이병주, 이은영, 이혜영, 홍은지, 황정미
음악 : 강은영, MOT, 꽃다지, 정마리, 허클베리 핀 / 이루마, 조경옥, 최도은
음향_믹싱 : 영화진흥위원회
촬영 : 김병희, 이대영
공동제작 : 스튜디오 미메시스
배급 : 인디스토리
제작 : 5·18 기념재단


1980년 5월,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는
계엄해제를 요구하는 광주 시민들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만행을 자행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도도한 물결이 핏빛 주검으로 처참하게 압살 당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계엄군의 잔인한 살육에 맞서 죽음을 불사하고 끝까지 싸운 사람들이 있었다.
5·18 민중항쟁은 도청 최후의 진압으로 비록 패배하였지만
헌신적인 희생과 저항 정신,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 정신은 살아남아 있다.

뮤직애니메이션<오월상생>은 5·18의 참혹한 슬픔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투쟁의 무기가 되어 희망을 노래했던 80년대 민중가요 5곡과 함께
만남과 죽음의 이미지로 5·18의 기억과 상처를 성찰하고 복원한다.
그리고 우리들 가슴 속에 새겨야 할 한 송이 꽃과 총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 1편 오월의 노래 2 - 음악 : 강은영
■ 2편 민주 햇살 - 음악 : MOT / 시 : 신경림 / 작곡 : 안혜경
■ 3편 전진하는 오월 - 음악 : 꽃다지 / 작사 : 고규태 / 작곡 : 김경주 박태홍
■ 4편 오월의 노래 1 - 음악 : 정마리 / 작사·작곡 : 문승현
■ 5편 임을 위한 행진곡 - 음악 : 허클베리 핀 / 시 : 백기완 / 작사 : 황석영 / 작곡 : 김종률

 


 


1편: 오월의 노래 2 (Song of May 2)
음악 : 강은영 / 6분 40초

시놉시스
신록이 푸르른 어느 봄날,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5·18 묘지를 방문한다.
아이들은 80년 항쟁 당시 쿠데타군에 의해 참혹하게 죽임을 당했던
한 소녀의 무덤을 찾아 비문을 받아 적는 숙제를 하고,
아직까지 시신을 찾지 못한 채 무덤없이 묘비만 세워져있는 행방불명자 묘역도 둘러본다.

연출의도
5·18 가해자들에 대한 법제도적인 심판은 이루어졌지만
그 상처는 뿌리 깊게 남아 있고, 해결되지 못한 채 세대를 달리 하여 공존하고 있다.
5·18 묘지에 취재 갔을 때 우연히 만났던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인상 깊어서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표현했다.

배경노래
‘오월의 노래 2’는 ‘임을 위한 행진곡’, ‘오월의 노래 1’ 등과 함께
5·18 민중항쟁의 의미를 담은 대표적인 민중가요로,
미쉘 폴나레프의 샹송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Qui a tue grand-maman’가 원곡이다.
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참극을 너무나도 생생한 가사로 표현한 이 노래는 80년대 초반 등장하여
민주화운동의 여러 영역에서 널리 불리워졌는데 작사와 편곡을 누가 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2편 : 민주 햇살 (Sunbeams of Democracy)
음악 : MOT / 시 : 신경림 / 작곡 : 안혜경 / 4분 16초

시놉시스
거대한 탄피들이 박혀 있는 혈루의 땅에 한 소녀가 걷고 있다.
대지를 짓누르고 있는 탱크를 넘어 소녀는 꽃 한 송이와 만나고
아이들은 꽃을 간직한 채 상흔으로 얼룩진 길을 걷는다.

연출의도
5·18 민중항쟁을 통해 한국 민주화운동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교훈과 가치는 필요할 때만 희생자 묘역을 찾는 정치인들의 정략에 의해서가 아니라
힘겹지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우리들이 빛낼 것이다.

 

 


3편 : 전진하는 오월 (Advancing May)
음악 : 꽃다지 / 작사 : 고규태 / 작곡 : 김경주 박태홍 / 4분 12초

5·18 민중항쟁을 기록한 다큐 필름은 대부분 독일인 유르겐 힌츠페터 기자에 의해 촬영되었다.
그가 기록한 5·18의 생생한 현장 필름은 80년 5월 22일 독일 제1공영방송(ARD) 8시 뉴스를 통해 최초로 방송되었으며,
연이어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특집물로 편성되어 방송되었다.
국내에서는 86년에 이르러서야 ‘지하에서 불법 복사’된 비디오 테입으로 5·18의 참상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80년 당시 독일 공영방송은 이렇게 보도하였다.
“시민들은 완전히 시위대 편이며, 모든 주유소는 휘발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시기 전남매일신문기자 일동 명의의 짧은 성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라고...

 

 



4편 : 오월의 노래 1 (Song of May 1)
음악 : 정마리 / 작사·작곡 : 문승현 / 4분 48초

시놉시스
5·18 민중항쟁 당시 헌혈하고 나오다가 헬기 기총소사에 맞아 사망한
어느 소녀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
5·18의 상흔으로 얼룩진 ‘상처의 탑’에 오르던 소녀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나무인형들과 만나고, 하늘로 꽃상여를 띄워 보낸다.

연출의도
5·18 희생자들을 떠나보내고 여기 살아남아 있는 우리들이 오월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다면
어쩌면 죽은 자들조차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슬픔의 방황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노래
‘오월의 노래 1’은 80년 광주의 피비린내가 채 가시기 전인 1981년 당시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에서 활동하던
문승현의 음악적 · 문학적 감수성이 빛을 발하며 빚어낸 5월 광주에 대한 진혼곡으로,
1989년에 발표된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에 정식으로 수록되었다.
‘오월의 노래 1’과 함께 그가 작곡한 ‘사계’, ‘그날이 오면’, ‘이 산하에’ 등이 수록된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은
80년대 민중운동의 시대적 흐름과 정서를 담은 고전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도 손꼽는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5편 : 임을 위한 행진곡 (March for Thee)
음악 : 허클베리 핀 / 시 : 백기완 / 작사 : 황석영 / 작곡 : 김종률 / 5분 35초


시놉시스
한 소년이 제단에 칼빈 소총을 바치고 피의 프랭카드를 쓰고 있다.
소녀는 소년에게 다가가 총을 건네고, 아이들도 잇달아 제단에 총을 올린다.
총은 태극기에 덮여 도열해있는 관과 함께 놓여 있다.


연출의도
5·18은 계엄군의 잔인한 살육에 무장으로 맞서 싸운 민중항쟁이었고, 총은 곧 생명이었다.
피로써 지켜낸 시민공동체는 진압되고 항쟁은 패배했지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회수되지 않은 ‘생명’이 남아 있다.

배경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도청을 사수하다가 전사한 윤상원 열사와
1979년 노동야학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박기순 열사의 1982년 영혼결혼식에 바쳐진 노래로
항쟁 직후의 패배감과 좌절감을 극복하고 불굴의 저항과 투쟁의 의지를 담아낸
한국 민주화운동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민중가요이다.

 


 

주요상영영화제

2009  대구 5.18 영화제
2008  부산국제영화제
2008  부산인권문화제
2008  히로시마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08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2008  대구평화인권영화제
2008  서울인권영화제
2007  인천인권영화제
2007  광주인권영화제
2007  음악영화 IN 시네마 상상마당
2007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관련글 보기
http://neolook.net/archives/2007110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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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일상의 반복, <탱고>

 

아날로그 시대의 경이적인 픽실레이션

 

 

 

<탱고 Tango>

감독 : 즈비뉴 립친스키(Zbigniew Rybczynski) / 8분 / 35mm / 1980 / 폴란드

 

 

한 아이가 공을 찾으러 방으로 들어온다. 곧이어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아줌마, 검은 안경의 좀도둑, 술 취한 사내, 운동하는 남자, 기저귀 갈아주는 엄마, 급하게 성행위를 하는 남녀, 청소부, 전기수리공, 할머니 등으로 좁은 방은 가득 찬다. 이들은 끊임없이 방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마치 마술처럼 보이는 기묘한 영상이 프레임 속에서 펼쳐지는 <탱고>(1980)는 1983년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픽실레이션 기법의 대가인 즈비뉴 립친스키(Zbigniew Rybczynski) 감독은 이 작품의 표현과 이미지 합성을 위해 약 16,000장의 셀 매트에 직접 페인팅을 하였고, 수십만 번의 옵티컬 노출 공정을 거쳤다. 그 결과 하루 16시간씩 꼬박 7개월 동안의 필름과의 고군분투를 통해 탄생한 ‘조작된 필름’ <탱고>는 아날로그 영상시대의 실로 경이적인 픽실레이션 미학을 창조해냈다.

 

<탱고>는 뚜렷한 내러티브 없이 움직임과 음악만으로 표현된 실험 애니메이션이다. 단지 고정된 카메라 앞에서 서로 다른 일상 속의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방에서 교차하며, 이를 단지 하나의 롱 테이크 쇼트로 보여준다. 완성된 필름은 라이브 액션의 각 프레임들을 철저하고 집요하게 분해하고 재조립한 것이며, 이로 인해 사진 이미지들로 영화가 구성되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재개념화된 공간이 창조되었다. 좁은 방 안에서 교차하는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단절된 채 일상을 반복하는 소시민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1949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미술을 공부한 그는 로츠 영화학교를 수학하면서 만든 <Take Five>(1972)와 <Kwadrat>(1972)를 통해 특유의 픽실레이션, 옵티컬 프린팅, 이미지 합성 기법의 실험적인 애니메이션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80년대에는 러쉬, 롤링 스톤즈, 슈퍼 트램프, 오노 요코, 알란 파슨즈 프로젝트, 척 맨지오니 등과 같은 뮤지션들의 뮤직 비디오 30여 편을 만들었으며, 그의 독창적인 뮤직 비디오로 인해 MTV로부터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존 레논의 음악을 영상화하여 리오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이매진 Imagine>(1986), 에미상 특수효과상과 도쿄-몽트뢰 국제일렉트로닉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장편음악영화 <오케스트라 The Orchestra>(1990), 샌프란시스코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실험장편 <카프카 Kafka>(1992) 등과 같이 HDTV 영화 분야에서도 선구자격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라이브 액션의 변형과 재구성으로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있는 혁신적인 영상미학의 거장 립친스키 감독. 그는 로츠 영화학교, 콜럼비아 대학, 쾰른 미디어아트학교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기도 하였으며, 현재 또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놀라운 상상력과 실험적인 영상들로 가득 찬 그의 작품들은 <Media: Zbigniew Rybczynski - A Collection>, <Steps>, <The Orchestra>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으며 좀더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ZBIG VISION (www.zbigvision.com )에서 찾을 수 있다.

 

 

2006. 3 / 애니메이툰 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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